생태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와 만나다

얼마전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 여사가 한국에 오신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세계여성포럼2007 사전행사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강연을 하신다는 걸 알게 되었죠.

헬레나 호지 씨는 언어학자 였는데요, 언어 연구를 위해서 인도 북부에 있는 라다크라는 마을로 갔었습니다. 그 곳에서 16년 동안 머물면서 자신의 눈으로 라다크라는 가진 것 없지만 평화롭던 마을이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망가져가는 것을 직접 목격하게 되고나서 부터 실천적 생태환경운동가로 거듭나셔서 지금도 생태운동과 이런 강연들을 하고 계십니다. "라다크에서 발견한 행복한 삶의 조건(The Path to Happiness: A Journey through Ladakh)"이라는 유명한 저서도 있죠.


행사는 7월 12일 오후 2시 30분 부터 진행이 되었고, 강신겸(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씨와 박옥희(문화세상 이프토피아 대표)씨의 사전 강연 후, 헬레나 호지 씨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신겸 씨의 강연 주제는 '지속가능발전 네트워크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이었는데, 기업에 있으셔서 그런지 약간 산업화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의 책임에 있어 기업의 입장, 나아갈 방향 등을 말하는 듯 했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소비가 미덕'이었던 물질적 산업화로 인해 환경의 위기는 지금 보이는 그대로 존재하고, 이 위기가 정치, 경제적 분야와 연관되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기업에서는 건강, 교육, 평등과 같은 사회적 복지 향상을 포함한, 즉,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제 성장의 시대가 아닌 환경의 시대라고 했습니다.

박옥희 씨는 헬레나 호지의 생과 삶에 관해 간단히 설명해 주셨고, 그 이후에 호지 여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호지 여사는 현재하고 있는 생태 환경운동에 관련한 이슈에 중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해주셨죠. 이제 아래에 이를 정리해 봅니다.


행복하고 풍요로웠던 마을 라다크는 지금 어디에 있나?
헬레나 호지가 라다크를 가기 전에 그녀는 라다크 사람들은 아직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오지에 살고 있었기에, 그들은 가난하고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다크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라다크 사람들은 건강했고 행복했다. 그들은 배고픔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는데, 그들의 공동체에는 언제나 그들이 먹을 음식이 풍부했고 공동체 사람들 간에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존재했다. 그들 공동체는 풍족스럽고 평화로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외부 압력에 의한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라다크에는 가난과 오염이라는 것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라다크가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발전이 가져다 주는 심리적 열등감
발전을 함으로써 생기는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심리적 열등감이라고 한다. 보통의 경우, 산업화를 base로 한 발전을 하게되면 western 산업화를 따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서양은 멋지고 풍요로운데,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즉, 자신의 전통적 문화, 음식, 언어, 더 나아가 자긍심에 대한 거부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열등감이 더해져 자신을 거부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된다고 한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많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미백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정작 유럽에서는 구릿빛 피부를 만들이 위해서 선텐과 테닝이 유행이다.) 큰 눈을 만들기 위해서 쌍커풀 수술도 하고, 한 컨택트 렌즈 회사에서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서양인의 아름다운 파란 눈을 가질 수 있다'라고까지 선전한다. 이는 '서양인은 아름답다'라는 생각에 얽매여 자신을 부끄럽다고 여기는 것으로, 자아감이 파괴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서양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심각한데, 영국에서 5살 짜리 여자아이가 자신의 외모를 비관하여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

심리를 치료하는 방법, 쇼핑몰 vs 자연산책
산업화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지칠 때에는 이를 빨리 해결해줘야 하는데, natural therapy를 추천한다고 했다. 실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여가 시간을 쇼핑몰에서 쇼핑을 할 때와 자연이 보존 된 곳에서 산책을 할 때를 비교해 봤을 때, 전자는 자긍심이 40% 정도 떨어진 반면 후자는 오히려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언제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조금씩 갖자고 했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친구, 가족, 자연, 동물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즉, 행복은 공동체의 구성원 간에 존중, 상생이 필수요소인 것이다.

발전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버리고 행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 추구
많은 사람들이 발전이라는 단어(Growth나 Free Trade)를 아주 긍정적인 단어로 생각을 하는데, 이는 맹목적인 믿음일 뿐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업은 눈부신 발전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오염과 실업이라는 사회 문제를 계속 생산해 내고 있다. 더군다나 자유 무역(free trade)가 생겨나면서 다국적 기업의 진출을 부추기기 위해 본래 가해져 있던 환경 제제나 여러가지 사회 제제 등을 약화시키면서 대기업에게 더 큰 힘을 주고 있다. 반면, 다국적 기업들은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해서 중소기업과 국내의 작은 기업들에게 가해지는 제제를 강화하는 데에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이는 불균형 심화라는 사회문제를 하나 더 낫게 된다. Political leader 들 또한 발전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데 집착해, 보조금 농업이나 대기업의 면세 혜택 강화를 하는데, 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는 점점 멀어지는 일이다.

대기업에게 부여된 권리가 어느 정도냐 하면,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유럽의 한 지역에서 마을 사람들 끼리 정기적으로 바에 모여서 함께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모임이 있었다. 그래서 이를 취재하기 위해서 찾아간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선 공연을 하고 있지 않았다. 한 마을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바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저작권의 공연권에 위반되어, 음반사에서 공연을 금지했다고 한다. 대기업들은 마을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자유마저 앗아가 버렸다.

행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이 세계경제 흐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론적인 것이 아닌 실질적인 세계 경제의 흐름(이는 우리의 행복과 정체성을 찾는 데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사회 활동, 투표 등을 통해 정치가들과 기업들을 행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중시하게 바꾸어야 한다.

또한, 우리에겐 잘못된 편견(wrong propaganda)이 있는데, 수치만 믿고, 큰 것만 선호하는 현상을 고쳐야 한다. 발전은 수치에서는 포함되지 않는 수많은 환경재해와 사회 문제를 낳았다. 대표적인 문제인 global warming과 oil shock 문제는 환경 친화적인 지역단위 발전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한 곳에 집중화되어 전기를 많이 생산하고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그 지역에 적합한 형태의 수력, 태양력, 풍력 발전을 통해 그 지역에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윤리의 가치를 지닌 행복의 경제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부턴 내 이야기)
헬레나 호지의 강연은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강연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 중에는 나는 아직 불행하고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객관적으로 볼 때는 전혀 가난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느낀다는 상대적인 가난.. 마음이 가난한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의 가난은 물질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가난을 돈의 부족이라 생각하여 더 많은 것을 손에 쥐려 하겠지만, 아마 아무리 돈을 많이 모아도 그는 여전히 자신이 가난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헬레나 호지가 예기했던 자유무역에 관한 얘기도 한국이 지금 미국과 FTA를 맺는 것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참 관심이 가긴 하는데.. 자유 무역이라는 것이 사실 항상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경제학 책 한두권 읽어본 사람들은 경제학의 유명한 이론인 비교 우위를 언급하며 자유 무역은 강자나 약자 모두에게 항상 좋다라고 주장할테지만, 어느정도 경제학의 권위를 갖고 있는 정도로 연구한 사람들은 자유 무역의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런 논문들이 상당히 많다. 오죽하면 한미FTA의 효과는 며느리도 모를까(한미FTA 효과? 며느리도 몰라)..

아무튼 .. 이웃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여행 많이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


+) 세계여성포럼2007 행사는 9.12 ~ 14 에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립니다. 아마 여성이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행사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Muhammad Yunus 박사님도 오십니다. 이 분이 연설을 한번 하시는 것 같은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참가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남여 참가가 상관없는데, 관심 있으신 분은 www.womanforum.org 를 방문해 보세요~

by 기형z | 2007/07/13 16:44 | A. Save the world | 트랙백 | 핑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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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KKHSOFT : 한-EU F.. at 2007/07/25 01:37

...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악 사용 금지 이는 전에 노르베리 호지 여사가 비판했던 내용과 유사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다.(생태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와 만나다) 그러니까 이런 내용이다. 식당이나 상점가 등지에서 보통 음반을 이용하여 공공장소(길거리나 일반인들이 다닐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음악을 틀어놓곤 ... more

Commented by 찌에 at 2007/07/14 00:05
덧글쓸곳을 못찾아서 순간 당황했었어요.. ^^
지속가능한 발전에 행복에 더해지니 훨씬 좋네요.
Commented at 2007/07/14 00: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J81 at 2007/07/14 04:43
예전에 라다크 책을 감명깊게 읽었었는데 저자께서 한국에 오셨군요! 자유무역이라.. 말은 멋진데 참 무섭지요..-_-
Commented by anne at 2007/07/14 10:05
좋은 강연 감사요ㅎ_ㅎ 근데 워크샵만 10만원;;
http://www.womanforum.org/korean/event/exhibition/index.html
이건 공짜겠죠?-_ㅜ
Commented by 기형z at 2007/07/14 11:55
anne/ 헉;; 지금 가격을 보니 일반인이 참가하기에는 어렵겠군요.. 왜이리 비싼거지;; ;ㅁ;
근데 정말 앨빈 토플러도 오고, 유명한 사람들 많이 오는데, 아쉽네요..
전시회는 1차 전시회도 다른 곳에서 열리니, 공짜일듯 하네요..ㅎ; 한번 가기 전에 저 쪽에 문의해봐요~ㅋ
Commented by 기형z at 2007/07/14 11:57
찌에/ 바뀐 스킨이 약간 불편한가요..?ㅎㅎ

MJ81/ 한미FTA가 한국에는 좋은 효과를 가져다줬으면 해요.. 헬레나 호지 여사는 지역, 농업 공동체를 굉장히 중요시하시더라구요..ㅎ
Commented by sbm at 2007/07/14 13:01
좋은 글이 참 많네요. 가끔씩 보러 올께요!
Commented at 2007/07/15 18: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정민 at 2007/07/15 22:17
크크 ㅇㅅㅇ 잘 읽었다.
ㅎㅎㅎ 요즘 방학이라 집에 있겠군. 돌아가서 보자 ㅎㅎ 맛난거 먹어야지~
Commented by 기형z at 2007/07/16 13:36
sbm/ 방문 감사합니다. 저야 언제나 환영이지요!ㅎ

비공개/ 정말 그런가 보네요.. 이 행사 좀 심하게 삐사네요.. 어떤 사람들이 참석을 할지..참..

정민/ 오호~ 이제 곧 오는 건가? 오면 맛난거 먹으러 가는거다~!!ㅋ
Commented by 연희 at 2007/07/17 21:15
어엇! 여기 저도 다녀왔는데+_+!!!!
제가 앉은 자리 비슷한 근처로 앉으셨네요.
그래서 그런가; 저기 팜플렛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어쩐지 저 같기도-.-; 하핫

저는 강연 중에서 "현 경제학 체제가 환경 혹은 행복과 상반된 체계로 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새로운 수치를 추가한 '행복의 경제학'을 만들면, 어느 한쪽이 희생(sacrifice)되지 않는 상생의 길로 갈수 있다'란 개념이 정말 신선했답니다. :)
이렇게 다시금 기형님 포스트 읽으면서 그날의 강연을 되새겨 볼 수 있어서 좋네요! ^^

(삼성 경제 연구원 오셨을 때는, 조금 졸아버렸다는 ㅠ_ㅠ 흑)
Commented by 기형z at 2007/07/19 00:37
연희/ 앗! 연희님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였군요..ㅋ
Commented by 펌프_kin at 2007/08/31 16:27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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